저는 올해 6월 23일에 출산을 하였습니다. 잘 키우고 싶은 생각에 육아 책과 임신 관련책 등을 수두룩하게 읽고, 거의 날마다 임신, 육아관련 강의들을 들으러 다니며 자연분만과 모유수유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36주에 들어서니 아이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거꾸로 있어서 결국은 제왕절개로 수술을 하였죠. 너무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인지라 미련을 버리고, 이번엔 모유수유 만큼은 꼭 해야지 생각하며 퇴원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유수유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더라구요. 모유수유 권장하는 조리원에 들어가면 어떻게 해결될까 하는 생각에 가 보았지만 오히려 분유를 먹이는 일을 조장하더군요. 결국 조리원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그 후 친정엄마가 오셔서 조리를 해주셨는데 아이가 먹어도 먹어도 울고 하니까 분유좀 먹이고 푹 재우라고 그러다가 아이 잘못되면 어떻게 할거냐고 하시면서 분유를 먹이자고 하셔도 절대 안된다고 엄마에게 신경질을 내면서까지 젖을 물렸습니다. 엄마가 2주정도 계시다가 가신 후에 혼자서 아이를 돌보는데 아이는 맨날 배고프다고 보채고, 울고, 잠도 안자고............ 그래도 분유는 절대 먹이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하루종일 젖을 물렸습니다. 어떤 때는 4시간도 똑같은 자세로 젖을 물린적도 있었지요.. 잠도 못자고, 몸도 아프고, 젖은 안나오고..... 거의 우울증에 가까운 상태까지 갔습니다. 남편은 남들도 다 먹이는데 분유좀 먹이면 어떠냐고... 옆에서 한마디 하구요. 결국 남편이 우유를 타서 먹이도록 하고 저는 그 모습을 지켜보지 않았습니다. 정말정말정말 분유만큼은 먹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몸이 너무 힘들어 언니집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언니네 옆집 사는 아줌마가 와서는 젖으로 영양보충하고 재울때는 분유 먹이고 푸욱~ 재우면 된다고 하니까 언니는 또 그렇게 해보자고 하면서 밤에 내가 피곤해서 잠에 취해있는 사이에 아이에게 우유를 100씩 먹이고 있더라구요.. 점점 분유 먹이는 횟수는 늘어나고 먹는 양도 늘어나면서 젖이 줄어드는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진채 시댁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시댁으로 오면서 더더욱 상황은 악화되었어요. 아이가 젖을 먹은 후에 졸려서 잠투정을 한거였는데 시부모님은 젖이 부족해 배고파서 그러니 우유좀 타서 먹이고 푹 재우라고 하시면서 맨날맨날 분유를 타서 먹였습니다. 그래도 젖은 계속 물리면서 젖이 줄어들지 않게끔 나름 열심히 노력했는데.. 어느날 젖이 차는걸 보니 예전같지 않더라구요. 마음이 너무 불안해서 아이가 울때마다 젖을 물렸습니다. (젖은 물리면 물릴수록 나온다는 걸로 알고 있어서..) 허리, 팔 , 다리,,,, 온 몸이 안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젖이 줄어들면 안된다는 생각에 시부모님 눈총 받아가며 "젖이 찼으니까 우유 말고 젖먹일께요" 거짓말 하면서까지 아이를 들고 건넌방으로 와서 재우곤 했습니다. 1달 정도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는데.. 이젠 분유를 먹이지 말아야지 결심하며 젖을 물리면서 젖양이 부족하니까 애가 배고파 하면 어떻게 하지? 고민하며 서초구에서 들었던 모유클리닉을 가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정말 마지막 희망이라 생각하고 예약을 한 후, 보건소에 가서 최희진 선생님을 만나뵈었죠. 젖 물리는데 보시자마자 "젖은 안부족하네.." 하시며 젖을 물리는 자세를 보시더니 "자세가 잘못되었네.."하시며 교정을 해주셨습니다. 꿀떡꿀떡 젖을 넘기는 아이를 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한번도 그렇게 먹여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내가 젖이 부족한줄로만 알고있었는데 충분하단 말씀을 듣고 나니, 세상 모든것을 가진 것처럼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후, 3시간 텀으로 먹이고, 사이사이에 즐겁게 놀아주고..... 이렇게 하며 3일을 지냈는데 배부르니까 잘 놀더라구여.
1시간의 결과가 이렇게 엄청나다니 정말 놀랬습니다. 요즘 기분이 날아갈것 같아요. 남편도 집에 돌아오면 너무나 좋아합니다. 모유수유 때문에 힘들어할때는 제가 웃지도 않고, 날마다 울면서 남편이 돌아오는 저녁 시간만 기다렸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제 표정이 여유로워졌고 너무너무 밝아져서 남편도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어서 기쁘답니다.
정말이지 너무나 원했던 모유수유를 100% 할 수 있게 되어 생활에 활기가 넘칩니다. 최희진 선생님 너무나 감사합니다. 정말정말정말이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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